그동안 주안에서 평안하셨는지요?
하나님의 선하심과 신실하심과 인자하심을 찬양합니다.
여름의 무더위와 태풍, 그리고 힘든 경제 상황 속에서도 신실하게
이곳 헝가리와 저희 가정을 위해 기도와 물질로 후원해 주시는 김 목사님과 북교동교회 모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깊은 감사를 드립니다.
지난 20년 동안 마른 막대기와 같고, 마른 풀과 같은 부족한 저희들을 이곳 헝가리 선교 현장에 동참시켜주시고 하나님 자신이 친히 이루어 가셨던, 그리고 지금도 행하시는 헝가리 선교 역사, 눈으로 직접 보고 경험케
하시는 성령의 섬세하신 손길과 그 사역을 정리해 보았습니다.
1.제1기: 1994 – 1998
1994년 9월 파송을 받고
어린 두 아들을 데리고 많은 두려움과 염려와 걱정, 떨림속에 헝가리 땅을 밟았습니다. 벌써 20년의 세월이 지났네요. 그때는
선교가 무엇인지? 어떻게 하는 것인지? 어떻게 무슨일을 하며
선교를 해야하는 것인지?도 모르면서 교단 총회본부의 규칙에 따라 만2년동안 열심히 헝가리 현지언어를 배우고 새로운 삶에 적응하기에 바빴습니다. 정해진 언어과정이
끝나고 어떻게 사역을 시작할 것인지? 주님께 물었습니다. 한
동안 보이지 않고, 만져지지 않는 상황속에서 우리 안에서 끓어오르는 구령에 열정을 앉고 주님께 몸부림
쳤던 시절이었지요. 그러던 중 주님은 다음 단계로 인도하셨습니다. 그것은 OMS와의 동역이었습니다. 미국OMS 본부의 요청으로 이곳 헝가리 십자군 전도대 대장으로 발탁되어 새로운 선교사역의 한 페이지를 넘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 역시 일방적인 주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2.제2기: 1998 – 2002
십자군
전도대장으로서 헝가리 선교사역의 실질적인 총 책임을 맡으면서 젊은 에너지와 함께 사역은 활기를 뛰게 되었습니다.
십자군 전도팀의 사역은 크게 전도와 교회 개척, 그리고 십자군 대원들 훈련이었습니다. 그러나 처음에 가졌던 기대와 포부처럼 막상 사역은 쉽지 않았습니다. 이곳
저곳에서 월급을 주고 끌어 모은 전도대원들은 나름대로의 굳어진 사고와 생활방식으로 인해 많은 한계를 경험케 하였고, 주위 동유럽 국가들이나, 러시아와는 또 다른 서유럽에 가까운 헝가리인들의
사고와 삶의 형태를 이해하고 이들의 삶 속에 파고 들어가기까지 많은 시행착오를 격어야 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하나님께서 우리의 작은 노력과 몸부림, 몸짓을
통해 주님 자신의 일들을 이루어 가셨습니다. 그것은 부다페스트와40km 떨어진 바츠(Vác), 그리고 세게드(Szeged),
두나우이바로쉬(Dunaújváros) 이렇게 4곳에
교회개척을 이루게 하셨습니다. 매 주일 바츠와 부다페스트를 오가며 오전과 오후에 예배를 드리고, 주중에 전도를 위해 이곳 저곳을 방문하고, 두 달에 한번 간격으로
또 다른 도시들을 오가며 찬양 집회와 스포츠 행사를 통해 젊은이들을 접촉하고 전도하는 일들을 하였습니다. 젊은
체력과 넘치는 에너지 역시도 주님께서 사용하셨습니다.
그러던 중 부다페스트 교회는 선교사들과 전도대원들 모두 포함하여 매 주 출석인원이 50명에 달했고, 눈에 보이는 결과가 전해지면서 미국에서 여러 선교사님들이
파송되어 오기 시작하였습니다. 이와 때를 같이하여 나름대로 영적으로,
육적으로 지쳐있던 저희부부는 만 6년동안 OMS선교단체와의
동역을 뒤로하고 모든 사역에서 물러나는 결단을 하게 되었고 만 1년간 안식년을 갖었습니다. 내일에 대한 아무런 계획과 생각없이 무작정 쉼이 필요했던 것 같습니다. 그때는
참 힘들었지만 지금에 와서 생각해 보니 그 또한 하나님의 인도하심이었습니다.
3.제3기: 2003 – 2007
1년간 안식년을 통해 또 다른 하나님의 인도하심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그것은 새로운 교회를 개척하는 것이었습니다. 첫번째
사역이 OMS와의 동역이었다면 이번에는 단독 개척사역이었습니다. 매
주일 성경공부를 통해 주님을 영접했던 걸리나(Galina)와 그녀가 전도해 온 존지(gyöngyi) 두 명을 주축으로 보이지 않고, 잡히지 않는 가운데
강당을 빌려 예배를 드리기 시작하였습니다. 매 주 출석인원이 우리 가족을 포함하여 10명 내외였습니다. 특별행사가 있을 때는 30명을 넘길 때도 있었지만 이것 역시 한 순간에 지나지 않았습니다. 한
눈 팔지 않고 나름대로 열심히 뛴 것 같은데 그에 따른 열매가 보이지 않아서 많이 힘들어 하고 주님앞에서 몸부림 쳤던 연단의 시간이었습니다. 중간 중간 여러 사람들이 교회를 다녀갔지만 자체건물 하나 없고, 전통과
형식을 중요시하는 이들의 사고를 깨고 새로운 성결교회를 개척해 나가기는 쉽지 않았습니다. 또한 이단이라는
손가락질을 받으며 싸워야 했습니다. 싼 장소를 물색하다보니 여름에는 더위와 싸워야 했고, 겨울에는 난방이 되지 않아 찬 공간에서 예배를 드려야 했습니다. 그래도
순간 순간 넘치는 하나님의 은혜가 참으로 컸던 시간들이었습니다. 값지고 소중한 시간, 우리를 연단시키셨던 하나님! 그분 한 분만을 의지하도록 하셨던 아름다운
시간들이었습니다. 교회 자체 건물이 없었기에 성도들 한 명, 한
명 집을 매주 방문해 가며 성경공부를 통해 그들을 1 : 1로 양육시키고, 양로원을 매 주 방문해 어르신들을 위로하고 격려하면서 누리게 하셨던 하나님의 풍성한 사랑을 지금도 기억하며
감사를 드립니다. 한 영혼, 한 영혼의 소중함과 그들을 향한
아버지의 마음, 아버지의 사랑을 알게 하셨던 그 4년 -5년간의 시간은 정말 무어라 표현할 수 없었던 귀하고 값진 시간, 주님께서
친히 우리를 등에 업고 가셨던 은혜의 시간이었습니다.
4.제4기: 2008 – 2011
지난 3기를 통해 한 영혼, 한
영혼의 소중함과 아버지의 마음을 알게하시고 아버지의 마음을 품을 수 있도록 훈련하신 후 때가 되매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방법을 통해 성전을 구입하도록
문을 열어주셨습니다. 무명의 성도와 김해제일교회의 후원을 통해 125제곱미터
가량의 작은 교회터를 구입하게 하셨습니다. 할렐루야!~~
또한 때를 같이하여 헝가리 공영방송에서 대장금을 방영함으로서 헝가리 사람들이 한국과 한국어에 대해 조금씩 관심을 갖기 시작하였습니다. 이것을 계기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려는 심정으로 교회내에서 한국어를 가르치는 사역을 시작하였는데, 놀랍게도 이것은 전도의 직접적인 접촉점으로 이어지게 되었습니다. 처음 3명으로 시작한 한글공부는 만 2년을 지나면서 30명에 이르게 되었고, 이것은 매 주일 교회의 출석인원을 끌어올리는
중요한 분기점이 되었습니다. 10명 안팎의 성도들이 20명
이상으로 늘어나게 되었고, 매 주일 성경공부를 통해 교회 일군들이 하나, 둘씩 늘어가기 시작하였습니다. 전반적인 성도들의 연령대도 낮아지고
있고, 교회를 섬기는 일군들 역시도 젊은이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많은
선교사들의 수고와 땀, 노력에 비해 열매가 참으로 더딘 유럽 땅, 그렇다고
포기할 수 없는 이곳 유럽 땅에서 왜 그토록 주님께서 한 영혼, 한 영혼에 대한 소중함과 아버지의 마음을
깨닫도록 하셨는지? 그 기간이 왜? 그토록 필요했었는지? 이제서야 알 것 같습니다. 주님의 때가 되어서 교회를 구입하게 하시고, 한류를 통해 전도의 바람을 일으키셔서, 잃어버린 영혼들로 빈 공간을
하나 둘씩 채워가시는 살아계신 하나님께 찬양과 영광을 돌립니다.
5.제5기:2012 – 현재
1)아침기도회
한글공부를 통해 젊은이들이 접촉되고, 매주 금요일마다 있는 성경공부를
통해 교회의 일군들이 하나, 둘씩 세워지면서 아침 기도회의 필요성을 느끼게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제 자신이 하나님의 말씀과 기도로 깨어잊지 않으면 안 되겠다는 절박함에 함께 기도에 동참할 성도들을
모으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4 - 5명의 성도들이 꾸준히
아침기도에 나와 함께 말씀으로 하루를 시작하면서 하나님의 은혜를 경험하고 있습니다. 할렐루야!!!
2)교회와 문화원에서의 한글 교육
그동안 교회에서 가르쳐 왔던 한글 공부가 12년 2월 헝가리 부다페스트에 한국 문화원이 생기면서 그 자리를 옮기게 되었고 현재 문화원에서 한글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러나 문화원은 종교의 중립을 지키는 공공기관이라 전도활동이 자유롭지 못하고 또한 교실에서의 제한된 학생인원으로
인해 문화원에서 한국어 교육 혜택을 받지 못하는 학생들을 위해 교회에서 추가로 목요일과 금요일에 수업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회에서 이루어지는 한글 수업은 저희부부가 교회와 말씀, 복음과
관련된 용어들도 자유롭게 가르칠 수 있고, 직접적인 전도활동도 할 수 있어서 보다 효과적인 사역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3)한국어 캠프
이처럼 한글 교육을 통해 계속 접촉하고 있는 젊은이들을 한 단계 더 나아가 어떻게 하나님께로 연결할 수
있을까? 고민하며 기도하던 중 한국어 캠프를 계획하게 되었습니다. 대부분
영어권의 선교사님들이 여름 방학기간을 이용해 실시하고 있는 전도 프로그램인 영어캠프에서 아이디어를 받아 저희들도 OMS와 동역하면서 경험하였던 것을 바탕으로 크리스찬 한국어 캠프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게도 금년 7월 초 서울 한우리 교회에서 젊은이 단기선교팀 9명을 파송해 주었고 그에 힘입어 헝가리에서는 처음으로 한국어 캠프가 발라톤(Balaton)호수
근처에서 열렸습니다. 10명의 부다페스트 성결교회 현지인 성도들과 한국팀들이 도우미로 봉사하였고 30명가량의 헝가리 젊은이들이 한 자리에 모여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를 나누는 복된 시간이었습니다.
한우리 교회 젊은이들의 열정적인 헌신과 수고속에 이루어진 한국어 캠프는 헝가리 젊은이들의 열렬한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내면서 매해 이루어 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부르신 곳에서 나는 예배하리, 어떤 상황에도 나는 예배하리! 우리가 서 있는 이곳이 주께서 부르신 그곳이요, 바로 이곳 헝가리에서
우리의 연약한 몸짓과 작은 수고와 땀으로 헝가리 영혼들을 섬기며 주님을 날마다 예배하기 원합니다!”
지난 20년간의 헝가리에서의 삶과 사역을 돌아보며 주께서 행하셨던, 지금도 행하시고, 앞으로도 행하실 주님의 역사를 찬양하고 기대하며
몇 자 적어보았습니다. 지치지 않으시고 지금까지 신실하게 기도와 물질로 후원을 아끼지 않으셨던 김 목사님과
북교동교회 모든 성도님들께 진심으로 머리숙여 깊이 감사드립니다. 우리가 서 있는 이곳 헝가리 땅과 헝가리
민족을 조금이나마 섬길 수 있음에 행복하고 무한한 영광이라 생각합니다. 감사합니다!
2014. 07. 30. 부다페스트에서 신기재, 유경숙 선교사 올립니다.